책 리뷰,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도서관에서 심심풀이로 읽으려고 한 장 두 장 넘겼는데 그동안 내가 컴퓨터구조 관련 책들을 읽으며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아 이렇게 기록하게 되었다.
- 다음의 내용들은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카와조에 아이, 이영희 옮김, 2018)에 나온 문장을 단순화시켜 인용했다.
음성
먼저 음성이 어떻게 컴퓨터가 다룰 수 있는 숫자가 될 수 있는지 소개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본 책 중 가장 쉽고 간단하게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 이 부분을 읽자 그동안 정리가 안되던 지점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물건과 물건이 부딪쳐서 나는 소리는 부딪쳤을 때의 진동이 음파로 변해 공기 중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소리는 음파가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지에 따라 구별할 수 있다. …… 소리를 재현하려면 음파의 특징을 어떤 형태로든 기록해서 그것과 똑같은 형태의 음파를 일으키면 된다. 컴퓨터에서 소리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음파의 특징’을 숫자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본화(sampling)란 음파를 일정 시간 단위로 세로로 잘라서 단면의 높이를 수치로 읽어내는 것, 예를 들어 CD는 초당 44,000회 샘플링한다. 양자화란 음파를 가로로 잘라서 표본화한 단면에서 읽어낸 값(8.79642342…… 처럼 소수점 이하의 값이 무한히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을 이진법 숫자로 변환하기 좋은 숫자로 만드는 것, 음파의 높이 정보는 보통 16비트(65536단계)로 표현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
이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를 설명한다.
아날로그란 연속적인 양을 다른 연속적인 양을 사용하여 나타내는 것, 이때 연속적인 양이란 그 양을 나타내는 최소값이 존재하지 않음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회선의 전화는 음파를 전부 전기파(연속적인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길이, 크기, 무게, 높이 넓이 등등 자연계에 있는 많은 양은 연속적이다. 디지털이란 연속적인 양을 서로 구별할 수 있는 2개 이상의 상태를 사용하여 나타낼 수 있는 것, 연속적인 양을 대략적인 값으로 나타낸다.
컴퓨터의 역사
본격적으로 컴퓨터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논리학에서 부울대수, 릴레이라는 장치의 발명까지 그 연결고리를 정리할 수 있다. 이것이 후에 진공관, 반도체로 발전하며 지금의 컴퓨터가 된다.
컴퓨터라는 것은 디지털 기기이고 ‘숫자로 표현되는 정보를 취급하는 기계’이다. 77-90
논리학은 올바른 추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여기서 추론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아직 모르는 것을 이끌어내는 것. 논리학이 있기때문에 전기로 계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28
철로 된 막대기에 전기를 통과하는 선을 빙빙 감아서 전기를 흘리면 자석이 된다. 전자석이란 이렇게 전기를 흘려 보낼 때만 자력이 발생하는 자석이다. 릴레이는 전자석을 사용해 전기 스위치를 제어하는 장치이다. … 부울에 의해 참과 거짓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1과 0은 섀넌에 의해 릴레이의 스위치의 개폐의 의미를 되었다. 그것이 이진법으로 나타낸 수와 연결되어 전기를 사용한 계산이라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143-150
릴레이는 전기를 자석이 스위치를 끌어 당기는 힘으로 바꾸고 나서 그 힘으로 스위치를 조작하여 전기의 온/오프를 전환할 수 있었다. 전기가 흐른다고 할 때 실제로 흐르는 것은 전자이다.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고 있을 때 전류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면 전류를 제어할 수 있다.
이극진공관은 음의 전극에 히터로 열을 가해 전자가 나오면 이 전자가 양의 전극으로 이동해 들어가 전류가 발생한다. 공기가 있으면 전자 이동에 방해가 되므로 안은 진공으로 되어 있다. 삼극진공관은 여기에 그리드라는 제3의 전극으로 전자를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쉽게 이동하게 하거나 이동하는 것을 전압을 제어해 방해한다. 그리드의 전압을 작아도 되므로 효율적으로 전기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릴레이는 전기를 일단 자력으로 바꾼 후 스위치를 끌어 당기고 있기 때문에 시간도 걸렸고, 상대적으로 큰 전력이 필요하다. 반면 진공관을 사용하면 스위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필요한 전력도 훨씬 적어진다. 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인 도체와 통하지 않는 물질인 절연체 중간 정도의 물질이다. 다른 물질을 혼합해 다양한 성질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트렌지스터는 전자를 많이 포함한 층, 전자를 별로 포함하지 않은 층, 전자를 조금 포함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도체를 이용한 부품은 릴레이나 진공관과 달리 매우 소형으로 만들 수 있고, 전력이 작아도 되어 전기를 온오프하는 속도가 진공관보다 훨씬 빠르다. 이처럼 컴퓨터는 스위치나 회로를 어떤 물질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따라 성능과 크기가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 152-160
마지막에는 튜링 기계의 원리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튜링 기계의 목적은 지금의 컴퓨터와 계산기처럼 계산을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가 아니라 계산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변을 준다. 1936년 수학자 앨런 튜링이 발표한 튜링 기계는 실제로 조립된 기계가 아니라 추상적인 계산기이다. 튜링은 이 기계로 할 수 있는 것이 계산이고, 할수 없는 것은 계산이 아니라고 답했다. 215-216
철학지 실린 컴퓨터 논문···”철학적 질문해야 과학선진국” 기사에 따르면 일런 튜닝이 튜링 머신의 기본 아이디어를 소개한 것이 철학 전문지였다고 한다. 흥미로운
그에 따르면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이고 암호해독전문가이자 철학자인 앨런 튜링은 1936년 과학 논문이 아닌 철학 전문지 ‘마인드’에 튜링머신 기본아이디어를 제안한 ‘계산-가능한 수에 대하여, 결정문제에 적용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철학전문학술지에 과학적 논문을 실으며 수학자로서 철학적 질문을 하고, 현대 컴퓨터 문명을 열은 셈이다. 이후 앨런 튜링은 1950년에도 또 한 번 ‘마인드’에 ‘계산기와 지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컴퓨터 이론이 과학학술지가 아닌 철학학술지에 실린 사례는 과거부터 과학과 철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을 방증하고 있다.
컴퓨터구조에서 공부한 내용을 다른 사람, 특히 비전공자에게 설명한다면 이 책처럼 알기 쉽게 전달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은 저자가 2009-2010년에 츠다주쿠 대학에서 문과와 이과의 융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보 과학 기초를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 한다. 문학을 전공해서인지 전달력이 뛰어나다.
참고 자료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카와조에 아이, 이영희 옮김, 2018) 철학지 실린 컴퓨터 논문···”철학적 질문해야 과학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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